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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기사
자밀로콰이의 명곡 'Virtual Insanity'가 삿포로 지하상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설은 사실일까? 센다이 설과 함께 검증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세계적인 인기 밴드 자밀로콰이아. 그 대표곡 'Virtual Insanity'가 사실 삿포로의 지하상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러나 최근에는 센다이 설도 제기되고 있어 그 진위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반쯤은 도시 전설로 여겨지는 이 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검증해 보았다.
1990년대 대히트를 기록한 영화 'Virtual Insa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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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밀로콰이의 세 번째 앨범 『Travelling Without Moving』.
'Virtual Insanity'는 영국의 밴드 자밀로콰이가 1996년에 발표한 곡으로 앨범 'Travelling Without Moving'에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은 밴드의 대표곡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무기질적인 방 안에서 커다란 모자를 쓴 프론트맨 제이 케이가 경쾌하게 춤을 추는 기묘한 연출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일본에서도 큰 히트를 치면서 산성 재즈라는 장르를 정착시켰다.
1997년 MTV Video Music Awards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그 중 4관왕을 달성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가 2.5억 회 이상 재생되고 있는, 시대를 대표하는 곡임에 틀림없다.
'삿포로 지하상가 영감설'은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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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도리와 스스키노를 잇는 삿포로 지하상가 '폴 타운'
지금도 도시 전설처럼 회자되는 "'Virtual Insanity'가 삿포로의 지하상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는 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찾아보니 약 25년 전인 1999년 도쿄돔 공연의 MC로 제이케이가 "몇 년 전 삿포로 공연 때, 거리를 걸어도 사람이 없다. 할머니에게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지하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도시가 있었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때의 인상을 정리한 것이 'Virtual Insanity '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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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중심부에는 곳곳에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자밀로콰이의 삿포로 공연은 1995년 2월. 그리고 『Virtual Insanity』가 발매된 것은 1996년이니 타이밍도 딱 맞다. 제이 케이 본인이 말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Virtual Insanity'가 삿포로의 지하상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는 것은 거의 사실로 봐도 무방하다.
'센다이 영감설'의 존재도
한편, 센다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검증해 보도록 하자. 이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SNS에서 "『Travelling without Moving』20주년 기념반의 라이너 노트에 적혀 있다"는 정보를 찾았다.
바로 앨범을 구입해 내용을 확인해보니 'Wallis and I had gone for walk one afternoon in Sendai(월리스와 나는 어느 날 오후 센다이에서 산책을 했다)'라는 설명이 적혀있었다. 그 외에는 앞서 소개한 도쿄돔 공연에서의 MC와 비슷한 에피소드가 삿포로가 아닌 센다이에서 있었던 이야기로 쓰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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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삿포로. 일상적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에게 눈을 피할 수 있는 지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센다이에는 60년대부터 지하상가 건설에 대한 구상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큰 규모의 지하상가가 있었던 사실은 없다. 같은 설국으로서 삿포로와 혼동하여 언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나 오사카, 나고야 등 거대한 지하상가를 보유한 도시가 몇 군데 있지만, 눈에 싸여 지상에 사람이 없는 광경은 역시 삿포로의 중심부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제이케이가 문화충격을 받은 북국의 지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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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역에서 오도리, 스스키노로 이어지는 역전 거리. 이 바로 아래에 '치카호'가 있다.
라이너 노트에는 '모든 것이 눈으로 덮여 있어 인적이 전혀 없었다'고 적혀 있다. 지나가던 할머니에게 "다들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가리켰다.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니 지하에는 일본의 번화가에서 볼 수 있는 소음과 모든 색채가 있었다.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적혀 있었다.
삿포로의 당시 지하상가도 활기찼지만, 그 지하상가와 연결되는 형태로 2011년에는 삿포로역 앞 거리 지하 보행공간인 '치카호'가 완성되었다. 매일 5만~8만 명의 사람들이 삿포로 지하를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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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호'는 지하철 삿포로역과 오도리역 사이 약 520미터를 잇는 지하 공간이다.
지하와 지상을 대비시켜 이 세계에 '가상의 광기'가 퍼져있다고 노래한 이 곡. 삿포로(혹은 센다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발언은 일본을 향한 립서비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제이케이 본인만이 알 수 있지만, 라이너와 가사를 읽으며 그 배경을 상상해 보는 것도 음악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다시 한 번 삿포로의 지하 풍경을 떠올리며 이 명곡을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함께 확인해보자!
필자 프로필
잡지・서적 편집자&라이터 야마시타 쿄헤이
라디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 제작 일을 하면서 미니 만화잡지 제작과 잡지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편집자로 출판사에 입사하여 마을 정보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사를 다루고 있다. 좋아하는 것은 요리, 등산, 강 낚시, 삿포로의 비석. 삿포로시 미나미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미나미구를 매우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