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기사
첫 포스팅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은 니코니코동화
--활동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심경은 어떠신가요?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고등학생 때 기타를 치며 자작곡은 했지만, 보카로P로 활동할 당시에는 음악 이론도 잘 몰랐어요. 컴프레서나 이퀄라이저 같은 건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니까요. 당시 문화권에서 활동하던 다른 보카로퍼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질문하고 소통하면서 배워나갔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하셨나요?
처음 글을 올렸을 때는 혹여나 안 좋은 댓글이 달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글을 올렸는데, 따뜻한 댓글만 달았어요. 당시 동영상 썸네일이 코가 길쭉한 하츠네 미쿠였기 때문에 '피노키오 P'라는 이름을 붙여주셔서 ....... 그때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제가 만든 것을 칭찬받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힘이 났어요. 그게 기뻐서 두 번째, 세 번째 곡을 올리게 되었죠. 그때마다 따뜻한 댓글을 받으면서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지금까지의 활동 중 전환점이 된 시점은 언제였나요?
2009년 4월에 터닝포인트가 있었어요. 초기 곡들은 마이리스트 등록자 수가 두 자릿수였는데, 10번째 곡인 'eight hundred'은 네 자릿수까지 올라갔어요. 이 때, 저도 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노래를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게 취미였어요. 처음엔 재밌게 들어주었는데, 너무 집요해서 짜증을 내기도 했어요(웃음). 제 노래가 좋아한다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니코니코동화에 올리면서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범위까지 곡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제 자신만을 위해 곡을 만들었는데, 듣는 사람에게도 전달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겼어요.
곡에 담긴 메시지와 라이브를 의식한 순간
--작년에 앨범 『META』를 발표하셨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 앨범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 곡을 만드는 것'이 주제였어요. '나답지 않은 것=모방'을 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수록곡 '이기주의자'와 'META'는 주제성을 강하게 담았기 때문에, 즉석 판매회에 와주신 팬분들이 그 두 곡을 접해 주셨던 게 기뻤어요. 전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전달된 것 같아서요.
--수록곡인 '신 같네'(2021년 발표)도 Ado 씨가 커버했을 때 화제가 되었죠?
가사 중에 Ado 씨의 '우쉥하네'를 비판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래는 그것을 모방한 사람들을 그린 곡이었어요. '신이네'는 다양한 관점을 그리는 것이 주제였는데, 그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Ado 씨가 커버한 영상을 보니 정말 '뭔가' 같았어요. 각 파트, 섹션마다 목소리 톤을 바꿔서 부르는데, '그 사람답게 노래하는구나'라고 느꼈어요. 곡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한 상태에서 노래를 불러주셔서 그게 굉장히 재미있었고, 기뻤어요.
--15년 동안 꾸준히 곡을 발표해오셨는데, 보카로로 곡을 계속 만드는 동기는 무엇인가요?
15년 동안 미쿠와 함께 음악 활동을 해왔는데, 미쿠가 없었다면 제 곡이 전달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요. 인간 보컬이 부르면 힘들어질 수 있는 가사도 미쿠가 불러줘서 성립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노래하는 솔로 프로젝트도 해봤지만, 역시 보카로가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다는 느낌이 있고, 보카로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저한테는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라이브는 하츠네 미쿠와 피노키오피 씨가 듀엣, 협연하는 스타일인데, 원래부터 그런 스타일로 활동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나요?
원래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2015년부터 라이브 활동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보카로를 사용한 라이브가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라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처음엔 곡을 틀어놓고 제가 앞에 나서지 않고, 대신 금색 전신 타이츠를 입은 지인에게 춤을 추게 해서 '나 자신에 대한 눈속임'을 시키는 식의 무대였어요. 그런데 그게 불성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번은 제가 직접 앞에 나와서 노래를 불렀는데, 듣고 있는 분들의 '오! '라는 표정을 보고 비로소 라이브를 하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지금의 스타일로 라이브 활동을 하게 되었고, 라이브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앨범 『HUMAN』(2016)에서 '인간과 보카로의 융합'을 테마로 삼았는데, 그 역시 라이브 활동의 영향이 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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